볕이 잘 드는 작은 베란다에는 늙은 고양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름은 "햇살이"였는데, 나른한 오후 햇살 아래 몸을 뉘고 꾸벅꾸벅 조는 것을 가장 좋아했죠. 햇살이는 오랫동안 그 아파트 단지를 지켜온 터줏대감 고양이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어느 봄날, 옆집에 어린 소녀가 이사를 왔습니다. 호기심 많고 활발한 소녀는 햇살이를 발견하고 첫눈에 반해 매일같이 베란다로 찾아와 햇살이에게 말을 걸고 작은 장난감을 흔들며 놀아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시큰둥한 척했지만, 소녀의 따뜻한 마음에 햇살이도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