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작은 출판사에 아주 특이한 번역가가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고길동"이었는데, 외국 소설을 번역할 때마다 자기 마음대로 내용을 살짝씩 바꾸는 버릇이 있었죠. 예를 들어, 주인공이 커피를 마시는 장면에서는 꼭 막걸리를 마시는 것으로 바꾸고, 뉴욕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는 어느새 서울의 골목길 풍경으로 바뀌어 있곤 했습니다.
어느 날, 고길동 번역가가 유명한 판타지 소설을 번역하게 되었습니다. 원작에는 용이 불을 뿜는 장면이 있었는데, 고길동은 그걸 보고 갑자기 영감이 떠올랐는지 용이 김치찌개를 끓이는 장면으로 바꿔 놓았습니다. 심지어 용이 너무 매워서 땀을 뻘뻘 흘리는 묘사까지 더해 놓았죠.
출판사 편집자는 번역본을 보고 기절할 뻔했지만, 묘하게 재미있는 고길동의 번역 스타일이 독자들에게 의외로 큰 인기를 끌면서 그의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도대체 원작은 어떤 내용일까?궁금해하면서도 고길동 특유의 한국적인 유머와 상상력에 열광했습니다. 결국 고길동은 한국 문학계의 아주 독특한 존재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