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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 할머니의 능력
    • 작성자
    • 나영석
    • 작성일
    • 2025-05-20
    • 조회수
    • 15
  • 할머니에게는 아주 특별한 능력이 있었습니다. 바로 식물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능력이었죠. 아침마다 할머니는 베란다의 화분들에게 "잘 잤니?"라고 인사를 건넸고, 꽃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할머니에게 화답했습니다. 빨간 장미는 더욱 짙은 향기를 뿜어냈고, 작은 봉선화는 꽃잎을 살짝 흔들었습니다.

    어느 날, 할머니는 옆집에 새로 이사 온 젊은 부부의 화분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며칠 동안 물을 주지 못한 듯 시들어가는 화분을 본 할머니는 안타까운 마음에 밤에 몰래 옆집 베란다로 건너가 화분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얘야, 많이 목마르지? 내가 물을 좀 줄게."

    신기하게도 할머니가 부드럽게 말을 걸자 시들어가던 식물의 잎이 아주 미세하게 움직이는 듯했습니다. 할머니는 조심스럽게 물을 주고 돌아왔습니다. 다음 날 아침, 옆집 부부는 깜짝 놀랐습니다. 분명히 시들어 죽어가던 화분이 싱싱하게 살아난 것입니다!

    며칠 후, 젊은 부부는 밤에 베란다에서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옆집 할머니가 자신의 화분 앞에서 조용히 무언가를 속삭이고 있었던 것이죠. 다음 날, 부부는 용기를 내어 할머니에게 그날 밤의 일을 여쭤보았습니다. 할머니는 환하게 웃으며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이야기해 주었고, 젊은 부부는 놀라움과 함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그 후로 김 할머니는 아파트 단지 내의 시들어가는 식물들을 돌보는 "비밀 정원사"가 되었습니다. 밤마다 할머니는 아픈 식물들에게 조용히 말을 걸어주고 정성껏 보살폈고, 신기하게도 할머니의 손길이 닿으면 시들었던 식물들은 다시 활력을 되찾았습니다.

    할머니의 특별한 능력은 아파트 단지 사람들에게 작은 기쁨과 희망을 선사했습니다. 사람들은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과 신비로운 능력 덕분에 더욱 풍요롭고 아름다운 환경 속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밤마다 아파트 베란다에서는, 할머니와 식물들의 조용한 대화 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지곤 했습니다. 어쩌면 우리 주변의 자연 속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신비로운 소통의 방식이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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