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 세상의 끝자락처럼 외로운 바다 한가운데에 아주 작은 등대가 하나 있었습니다. 이 등대는 너무나 작아서 밤하늘의 별빛 속에서 거의 눈에 띄지도 않았죠. 다른 거대한 등대들처럼 수많은 배들을 인도하지도 못했고, 그저 스스로의 작은 불빛으로 주변의 좁은 바다만을 비출 뿐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이 등대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이 등대 아래, 깊은 바다 속에는 "몽이"라는 이름의 작은 물고기 한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몽이는 다른 물고기들처럼 무리를 지어 다니지 않고, 매일 밤 등대의 희미한 불빛을 올려다보며 꿈을 꾸었습니다. 몽이의 꿈은 단 하나였습니다. 언젠가 등대처럼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존재가 되는 것이었죠. 하지만 물고기가 어떻게 세상을 밝힐 수 있을까요? 몽이는 자신의 꿈이 너무나 터무니없다고 생각하며 절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