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넓고 푸른 숲 속에, 다른 동물들보다 훨씬 느린 달팽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어요. 이 달팽이의 이름은 느릿이였고, 그는 늘 다른 동물들의 뒤처지기 일쑤였죠. 토끼들은 휙휙 지나가고, 새들은 빠르게 하늘을 날았으며, 개미들도 줄지어 부지런히 움직였어요. 느릿이는 자신만 너무 느려서 세상의 모든 것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하며 슬퍼했답니다.
느릿이는 늘 빨리 가고 싶었지만, 아무리 애써도 자신의 속도를 바꿀 수는 없었어요. 다른 동물들은 "느릿아, 어서 와! 네가 오면 벌써 해가 지겠어!"라며 놀리곤 했죠. 느릿이는 이 넓은 숲에서 자신이 아무 쓸모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며 자꾸만 움츠러들었어요.